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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21 · 대구 비트코인센터CLOSE

비트코인은 돈입니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고, 누구도 더 만들어낼 수 없는 돈.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아홉 장짜리 문서가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비트코인: 개인 대 개인 전자 화폐 시스템」.

거기 담긴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은행이라는 중간 다리를 건너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직접 값을 주고받는 것.

왜 ‘디지털 금’이라고만 하면 부족한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틀리진 않지만, 본질의 3분의 1입니다. 금은 금고에 넣어두는 것이지만, 비트코인은 쓰라고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에는 세 가지 일이 있습니다.

  • 주고받기 — 거리와 국경을 넘어 값이 오갈 수 있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은행도, 카드사도, 송금 대행사도 거치지 않습니다. 승인해줄 사람이 아예 없습니다.

  • 간직하기 — 오늘 번 것을 몇 년 뒤에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아무도 더 찍어낼 수 없습니다. 내가 가진 1비트코인은 언제까지나 전체 2,100만 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1비트코인은 1억 조각으로 쪼갤 수 있습니다. 그 한 조각을 1사토시라고 부릅니다 — 비트코인이 비싸서 못 산다는 말이 틀린 이유입니다.

  • 값 매기기 — 물건값을 재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기능입니다.

비트코인은 셋을 모두 하려고 만들어졌습니다.
모아두기만 하는 자산이 아니라, 처음부터 돈이었습니다.

은행 없이 어떻게 가능한가

은행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홍길동 계좌에 100만 원 있음.”

비트코인에는 잔액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습니다.
“30만 사토시가 앨리스에게서 밥에게로 옮겨졌다”, “그 30만 사토시가 다시 밥에게서 캐롤에게로 옮겨졌다” — 이런 이동 기록만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현금 지폐가 손에서 손으로 건너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 기록을 전 세계 2만 대가 넘는 컴퓨터가 똑같은 사본으로 들고 있습니다. 이것을 노드라고 부릅니다. 한 대를 조작해도 나머지가 거부합니다. 본사도, 관리자도, 고객센터도 없습니다.

그럼 위조는 왜 안 될까요?

기록에 새 쪽을 한 장 붙이려면 일종의 뽑기를 통과해야 합니다. 0부터 9999까지 적힌 카드를 계속 뽑아서, 10 이하가 나와야 자격이 생기는 식입니다. 카드 한 번 뽑을 때마다 전기와 시간이 듭니다. 이 뽑기를 작업증명,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채굴자라고 합니다.

왜 굳이 전기를 태울까요? 뽑기에 성공해 새 쪽을 붙인 사람은 보상을 받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과, 그 쪽에 실린 거래들의 수수료입니다. 이 보상 때문에 전 세계가 서로 먼저 뽑으려고 다투고, 그 다툼이 곧 장부를 지키는 힘이 됩니다.

과거 기록을 고치려면? 그 뒤에 붙은 모든 쪽을 혼자서 다시 뽑아야 합니다. 전 세계 채굴자 전부가 태우는 전기보다 더 많이 태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지 못합니다.

비트코인의 안전은 누군가의 약속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지불된 비용 위에 서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입니다. 정확한 설명은 사토시가 쓴 아홉 장을 직접 읽는 편이 낫습니다.

백서 읽기 →

2,100만 개, 그런데 진짜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2,100만 개뿐이라 희귀하다”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숫자가 정해져 있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쪽입니다.
아무리 많은 전기를 쏟아부어도, 정해진 속도보다 빨리 나오지 않습니다.

  • 돈은 필요하면 중앙은행이 더 찍습니다. 얼마나 찍을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 금은 값이 올라도 캐내는 양을 크게 못 늘립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가장 나은 돈이었습니다.
  • 비트코인은 값이 아무리 올라도 생산량이 1도 늘지 않습니다. 채굴자가 몰리면 난이도가 그만큼 올라갑니다.

인류가 생산량이 정확히 고정된 것을 가져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규칙을 지키는 것은 어떤 기관도, 어떤 재단도 아닙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노드들이 규칙에 맞지 않는 기록을 각자 거부하는 방식으로 지킵니다.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바꿀 방법이 없습니다.

코인이 수천 개 있다던데요

우리는 ‘코인’과 ‘비트코인’을 구분합니다.

발행하는 회사나 재단이 있는 순간, 그것은 법정화폐가 가진 문제를 그대로 반복합니다. 누군가 더 만들 수 있고, 규칙을 바꿀 수 있고,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비트코인에는 대표도, 본사도, 마케팅팀도 없습니다. 만든 사람은 이름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주인이 없기 때문에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는 돈 — 이것이 비트코인이 유일한 이유입니다.

여기까지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게 왜 필요했을까요?
지금 쓰는 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면 답이 나옵니다.

→ 02 왜 필요한가